한강의 절규, 단양쑥부쟁이의 위기
- Posted at 2010/04/28 10:11
- Filed under 일.사람.비전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삼합리.
70대의 덤프트럭이 부지런히 가설된 다리를 오가며 모래를 실어나르고 있고, 강은 세로로 절개당한 채 배수된 곳부터 준설 당하고 있었다.
누런 황톳물로 변한 강물이 마치 성난 강심을 분출하는 것 같았다.
포클레인이 할퀸 모래섬은 깨끗한 속살을 드러내 보였다.
켜켜이 개어놓은 명주이불 속처럼 옛날 옛적부터 쌓인 모래 단층은 비단결 금모래였다.
홍수를 막고 치수를 위해 “4대강 살리기”로 더러운 강바닥을 깨끗이 치워야 한다는 말이 이곳에서 만큼은 완전 거짓이고 날조다.
마지막 남은 '생태의 보고', 인간의 장난으로 사라지나
남쪽 충북 충주에서 흘러온 남한강의 물과 그 지류인 섬강, 그리고 청미천이 합류하는 곳, 그래서 삼합리라 불리는 이곳.
좌우 높은 산을 병풍삼고 모여든 강물이 휘감아 돌면서 삼각주가 형성된 삼합리섬에는 멸종위기식물인 단양쑥부쟁이가 자생하고 표범장지뱀이 아직 살아있다.
이들이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은 이 섬이 탐욕스런 인간의 접근이 비교적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섬을 절단하고 둘레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만들어진다.
마지막 남은 '생태의 보고'가 인간의 장난으로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니들이 단양쑥부쟁이를 알아?'
정부는 단양쑥부쟁이를 옮겨 심어 보존하겠단다.
단양쑥부쟁이가 왜 멸종위기인지 생태계에 대한 개념도 전혀 없다.
다른 식물 종간 경쟁에는 열등하지만 다른 종이 견디어내기 어려운 척박한 토양에서는 잘 자라는 식물, 그래서 인간의 접촉이 달갑지 않은 식물이 단양쑥부쟁이다.
원시환경에는 백인보다 더 강인하지만, 병균을 옮기는 백인에게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인디언 원주민과 같아서 옮겨 심는다 해도 다른 종에 밀려 살아남기 힘들다는 자연의 이치를 전혀 모른다.
모래섬은 인간이 쓰다 버린 남한강물과 섬강물, 청미천물을 정화하고 있었다. 켜켜이 떡시루처럼 두텁게 쌓인 모래와 자갈을 파헤쳐 그냥 흘려보낸다면 한강물은 지금보다 더 더러울 것이다. 자연의 정수기능을 따져보더라도 그 어떤 개발 명분보다 훨씬 낫다.
그런데도 이런 모래섬을 뭉개고 절개면을 인공적으로 사면을 만들어 섬의 숨구멍을 막는다. 섬과 산 사이의 물길도 모래를 걷어내고 더 넓고 깊게 판다.
표범장지뱀은 얕은 모래톱을 기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건너편 산과 들을 넘나들며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깊은 물길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할 것이고 끝내는 아주 멸종하고 말 것이다.
단양쑥부쟁이는 자연 배수가 덜 되는 습한 토질로 바뀌는 순간, 인간을 원망하고 사라질 것이다.
상류에서 내려온 모래가 이곳에 쌓여 섬을 이루어 정화작용도 하고 하류의 퇴적도 막아 왔다. 준설로 물 흐름을 빠르게 하면 하류는 정화되지 않은 물은 물론 더러운 사토의 퇴적으로 피해가 더 클 것이다.
그리고 그 섬을 지난 아래에 인공보로 물 흐름을 또 막아버리면 오니와 사토를 주기적으로 준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무지한 삽질 중단하고 정밀조사부터 하라"
지금이라도 표준화된 획일적인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전국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공사는 어디서나 준설하고,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산책로를 넣고, 절개사면을 만들어 다듬는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4대강을 살리기 위해서 어떤 공사를 해야 할 지는 강마다, 지형마다 다르다.
한강이 다르고, 낙동강이 다르다.
상류가 다르고, 하류가 다르다.
생태와 환경, 지형에 미치는 변화를 계측한 후 공사를 하더라도 늦지 않다.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
“4대강 살리기” 가 정치구호가 아니라면 정밀조사와 계획부터 내놓아야 한다.
삽질부터 하고 보자는 식은 안된다.
무식하고 무지하다.
군사정부보다 더 불도저식이다.
생명과 생태, 미래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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