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장관은 근로시간면제 한도 고시 전에 
근면위 공익위원의 의결절차를 밟을 것을 권고한다


노동부장관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는 노조법 부칙에서 정한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합니다. 


노사간 문제는 신뢰가 생명입니다. 
최초로 설계하는 근로시간 면제량을 탈법의 토대위에 쌓을 수는 없습니다. 

노사가 아무리 사후에 타협한다 하더라도 그것마저도 법이 정한 절차대로 근면위를 열어 공익위원들이 의결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지난 5월 6일 국회 환노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 노조법의 근로시간 면제 심의위원회 규정에 따라 근면위 활동에 대한 보고를 받았습니다.


노사간 문제는 신뢰가 생명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5월 1일 새벽에 강행처리한 근면위의 근로시간면제 한도 심의.의결 절차와 내용은 개정 노조법의 입법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였습니다.


즉, 법에 규정한 대로 4월 30일이 지나면 근면위의 노동계 및 경영계 대표 위원들의 의결권은 정지되고, 국회의 의견을 들어 공익위원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법취지에 대한 환노위원장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 드렸습니다.

또한 회의에서 개진된 근로시간면제 한도에 대한 환노위 위원들의 의견을 위원장으로서 종합하여 노동부 및 근면위에 환노위원장 권고를 드렸습니다.

근면위의 심의안을 기준으로 하되 법에서 규정한 사업장별 특성을 반영하여 노사합의에 의해 기준 한도의 3분의 1 범위 이내에서 추가 가능하도록 보완하여 5월 17일까지 환노위에 보고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어제 5월 11일 한국노총, 노동부, 경총 및 대한상의는 4자회동을 통해 환노위원장의 권고와 관련된 합의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노동부장관은 이 합의를 가지고 근면위의 공익위원 심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근로시간면제 한도에 대한 고시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국회 환노위원장으로서 다시 한 번 권고를 드립니다.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반드시 개정 노조법에 따라 근면위 공익위원 전체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 다음 고시하고 시행하라는 것입니다.


타임오프제 최초 설계부터 탈법의 토대위에 쌓아선 안돼


그것은 근로시간면제위원회 제도는 개정 노조법에 새로 도입된 핵심적 제도이고 이번에 최초로 적용하기 때문에 입법취지대로 시행하는 것이 제도의 신뢰와 정착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근로시간면제 한도 설정에 대하여 당사자인 노사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이 규정한 심의.의결.고시절차를 제대로 지킴으로서 이 제도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절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정 노조법의 근면위 제도 및 심의.의결 절차에 대한 저의 입장과 입법취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근면위 근로시간면제 한도 심의. 의결 관련 부칙2조의 입법취지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 규정〉

제 2조 (최초로 시행되는 근로시간 면제한도의 결정에 관한 경과조치)

① 근로시간 면제심의 위원회는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시행될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2010년 4월 30일까지 심의 의결하여야한다.

②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제 1항에 따른 기한까지 심의 의결하지 못한 때에는 제 24조의2 제5항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의견을 들어 공익위원만으로 심의·의결할 수 있다.


위 부칙 조항은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회의체 기구로서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정함에 있어 반드시 지켜야하는 전체적인 적법절차(Due Process) 조항입니다.

부칙 2조의 구조는 단계적으로 결론을 내리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노와 사의 동등한 균형을 맞추었듯이 노사에게 4월 30일까지 합의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 부여하기 위해 ①노사 위원과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근면위에서 합의 도출을 1단계로, ②그 시한까지 합의 도출이 안 되면 국회보고 및 의견제시를 경유하여 검토를 받은 후 공익위원이 결정하는 단계적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①항이 더 중요하고 ②항이 임의 규정으로 덜 중요한 관계가 아니라 4월 30일까지 ①항의 의결이 없을 경우 ②항의 단계로 넘어가는 관계인 것입니다.

단계별 구조를 설정한 이유는 노사 간의 합의와 조정을 우선하는 것이 노동조합법의 원리이고, 최초로 도입하는 타임오프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서 노사합의가 무엇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반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노동부는 ①항의 시한은 ②항의 관계에서 보아도 훈시 규정이고, ②항의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없는 경우 의결절차를 완화해준 것일 뿐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①항은 단순한 훈시규정이 아니라 4월 30일까지 결론이 없으면 ②항으로 넘어가도록 한 것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차규정입니다.

②항의 “할 수 있다”는 것은 법 문언 상의 표현에서 명확하듯 위원회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한다는 제24조의 2 제5항의 표결원칙에 대한 예외로 “할 수 있다”는 표현을 한 것일 뿐으로, 결코 임의 규정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즉 ②항의 “할 수 있다”에 비추어 ①항이 훈시규정이라는 노동부의 해석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편의적 운용이라 할 것입니다.

즉 4월 30일 이후에는 공익위원만 표결권을 가지는 것이고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노사 위원에게는 표결권이 없는 것입니다. 다만 공익위원이 결정하기 전에 국회에 보고하고 의견을 청취하여 반영해야 하는 것입니다.


합의와 적법절차 따라야 13년 묵은 갈등 종지부 찍는다


국회는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국정에 관한 보고를 받고, 감독권, 질문권이 있음에도, 여기서 별도로 국회의 사전 보고 및 의견청취를 명문화한 것은 공익위원들만으로 결정하기 전에 노사의 주장에 대한 공정한 심판과 공론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4월 30일까지 심의 의결하지 못한 경우 위원회가 처리한다면 ②항에 특별히 규정한 것을 위반하는 것이고 국회의 권한을 바로 침해하는 것입니다.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초과 요구하며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 처벌조항까지 둔 것에 비추어 보아도 근로시간면제 한도량 설정과정이 선 노사합의, 후 공익위원의 공정한 결정에 터 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부칙 제 2조는 ①, ②항이 연관된 일련의 적법절차 조항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끝으로 개정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 13년간의 극한 갈등과 입법의 표류에 종지부를 찍고, 이제 전임자 제도의 변화와 더불어 복수노조의 본격 시행이라는 전환점에 서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처음으로 결정되는 근로시간면제 한도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이후 타임오프 제도의 성공적 정착과 더불어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의 연착륙에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2010. 5. 12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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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지않는‘추다르크’비정규직법‘마이웨이’

ㆍ상정 압박에도 “합의 없인 반대”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비정규직법 논의 과정에서 다시금 ‘추다르크’의 면모를 과시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추미애 위원장(왼쪽)을 방문, 비정규직법안 국회 상정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있다. |우철훈기자
추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참여하는 ‘5자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상임위 상정 절차를 밟은 수 없다고 시종 버텨냈다. 여야의 협상이 ‘비정규직 기간 제한 조항의 적용 유예’에 집중되자, “유예하면 오히려 비정규직이 대량으로 양산될 것”이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실업대란이 벌어지면 책임을 지라”고 ‘협박’까지 했지만, 끄떡도 하지 않았다. 친정인 민주당조차 한나라당의 새로운 제안이 나올 때면 추 위원장을 찾아가 입장을 탐문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한나라당이 요청한 직권상정 카드를 섣불리 꺼내지 못한 것도 해당 상임위원장인 추 위원장의 버팀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

추 위원장은 30일 한나라당의 환노위 전체회의 소집 요구가 이틀째 계속되자, 회의를 열었다가 “간사 간 협의를 위해 정회하겠다”며 바로 방망이를 두드려 버렸다. 한나라당 조원진 간사가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할 경우 국회법에 따라 다른 당 간사가 사회권을 받아 진행토록 돼 있다”며 사회권을 넘길 것을 요구한 데 대한 대응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추 위원장은 꼿꼿이 위원장실로 향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비정규직법 개정안 상정을 요구하러 위원장실을 찾은 안상수 원내대표와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함께 온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 신성범 원내대변인, 조원진 환노위 간사 등 원내대표단 5명이 ‘5 대 1’로 추 위원장을 압박했지만 한 발짝도 밀리지 않았다.

안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법안을)상정조차 하지 않고 사회적 합의를 받아오라는 것은 위원장의 월권이자 직권남용”이라며 “상정 안해준 데 대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추 위원장은 “한나라당도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5인 연석회의에 동의하지 않았느냐”며 “노동계를 수용할 진심을 보이지는 않고 지금 책임전가하러 오셨냐”고 맞받았다. 결국 두 사람은 “도대체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네”(안 원내대표), “정치적 쇼 하러 왔느냐. 청와대에 잘 보고하세요”(추 위원장)라며 가시돋친 말을 주고받은 뒤 헤어졌다.

추 위원장의 ‘마이웨이’ 운영은 홍준표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와도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지난 4월 비정규직법 개정안 등이 환노위에서 제동이 걸리자, 홍 전 원내대표는 환노위를 ‘불량상임위’라고 비난했다.

환노위는 법안심사소위 구성을 놓고도 ‘의석비율에 따르자’는 한나라당 주장과 ‘여야 동수로 해야 한다’는 민주당 주장이 팽팽히 맞서 아직까지 소위가 구성되지 못한 유일한 상임위다. 추 위원장은 “의석비율로 하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직무를 가진 환노위가 약자보호 목소리를 못낸다”는 이유로 한나라당의 압박을 물리쳐 왔다.

<이인숙기자 sook97@kyunghyang.com>


입력 : 2009-06-30 18:23:33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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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2009년 1월호


인터뷰  추미애 환노위원장

 

 

“일방통행식 비정규직법 개정, 큰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

 

 

지 난 연말과 연초 국회는 한미FTA, 미디어법 등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소위 ‘입법 전쟁’이라 불리운 여야간 공방은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재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비정규직법, 최저임금제 개정 등 노동관련 현안이 더해지면서 2009년 겨울 국회는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추미애 위원장에게 노동관련 쟁점 법안에 대한 생각과 경제위기 속에서 노사정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추 위원장은 “서민경제가 위축되는 가운데 서민 노동자 여러분들의 시름이 자꾸만 깊어져 참으로 안타깝다. 조합원 여러분들도 어려운 상황을 맞아 힘이 드시겠지만 서로 위로하며 소처럼 묵묵하게 한 걸음씩 헤쳐 간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새해 덕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 국노총 ∥ 사실 환노위는 당 지도부급들에게는 큰 인기가 없는 상임위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노동과 관련된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환노위 위원장으로서 부담감도 크실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추미애 ∥ 노동과 환경이야말로 21세기를 끌고 갈 양대 미래가치입니다.

특 히 노동의 주체인 사람은 지식과 아이디어의 원천으로서 지식산업시대에 성장의 동력이라 할 것입니다. 지난 20세기의 분업과 대량생산시대에서는 사람과 노동을 분리하여 노동을 단순히 자본에 대비되는 생산요소로서만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융합과 지식 산업시대에는 사람과 노동은 분리될 수 없으며, 노동은 사람의 무한한 지적 육체적 활동을 포괄하는 미래가치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노동을 기업의 부담으로만 이해하는 산업화시대적 노동억제적인 관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를 구실로 비정규직 사용기간의 연장, 최저임금제의 후퇴와 같은 근로자를 억압하는 미봉책이 위기탈출의 해법도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우수한 인적자본의 경쟁력마저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오 히려 실물경제의 회복과 경제성장을 위해 노동과 사람에 대한 투자를 더 해야 할 때입니다. 창발성이 요구되는 지식경제시대에 사람에 대한 투자 없이 우리에게 지식경제시대도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 노동과 사람이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확산하면서 노동과 환경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한국노총 ∥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비지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고 있고 노동운동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듯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추미애  ∥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는 노동 철학도, 노동 정책도 없습니다. 

노동정책의 핵심인 고용과 근로조건, 노사관계에 있어 뚜렷한 방향과 철학이 없습니다. 7% 성장과 같은 허황된 목표 아래 산업화 시대의 성장패러다임과 감세, 규제완화, 민영화 같은 신자유주의적 정책만이 넘쳐나고 있을 뿐입니다.

노동개혁적 의제나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는 찾아볼 수 없고, 비정규직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업종의 전면확대, 최저임금의 삭감 추진처럼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노 동계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정당한 요구를 억압하는 사회는 계속 발전할 수 없습니다. 경제위기 극복도 근로자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가능합니다. 우리의 건강한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노동권을 보호하고 소중한 민주주의 제도를 훼손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명박 정부 하에서 근로자의 생존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좌우할 노동정책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역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한 국노총 ∥ 비정규직법은 내년 노동관련 입법 중 첨예한 사항 중 하나입니다. 최근 정부의 행보나 언론보도를 보면 어떤 법보다도 비정규직법 개정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민주노총 모두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위원장님의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미애 ∥ 지난 2006년 제정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최선은 아니지만 무분별한 비정규직 사용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올 7월 비정규직 근로자의 최초의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경제위기에 따른 기업의 경영사정 악화를 내세워 비정규직의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저 는 정부의 비정규직법의 개정방향이 여러 측면에서 옳지 않다고 봅니다.  우선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경제상황에 따른 대증 요법으로만 대처함으로써 정부 스스로 비정규직을 노동시장의 원칙으로 만들게 되는 잘못을 저지른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행법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해온 선량한 사업주가 오히려 피해를 봄으로써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에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특히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된 법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노사관계의 안정과 사회통합에 큰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 하겠지요.

정부는 사용기간 제한 완화와 같은 땜질식 처방보다는, 이 법의 근본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비정규직의 차별을 해소하고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보호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가 끝까지 일방통행식으로 비정규직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큰 역풍에 직면할 것입니다. 노사정이 인내심을 가지고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한 국노총 ∥ 전임자임금, 복수노조 허용의 문제가 다시 논의테이블에 올라와 있습니다. 특히, 전임자 임금의 경우 노동계와 경총의 입장이 분명히 갈라서고 있습니다. 자칫 노사정간 격렬한 충돌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많습니다.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추미애 ∥ 지난 13년 동안 시행이 미루어져왔던 것은 사회적 합의 외에는 다른 해법이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사정 합의를 통한 대안마련이 최선일 것입니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는 노동기본권의 확대와 노사관계의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복수노조 허용 시 교섭창구 단일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재정자립 기반 없는 절대 다수의 중소기업 노조에서 전임자 없는 노조활동이 가능하겠느냐는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는 ILO 기준과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아직까지 다수를 이루는 우리나라 기업별 노조의 특수성과 산별노조로의 전환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노총 ∥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내년에 가장 우려되는 것이 실업 문제입니다. 국회 환노위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한 듯한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추미애 ∥ 기업주의 대량 해고에 대항하려는 노동자들의 쟁의와 파업이 있으면 흔히들 ‘위기인데 노동계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때때로 마치 노동파업이 위기의 원인인 것처럼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노동시장이 유연한 나라일수록 사회적 안전망이 튼튼합니다.

요 즘 덴마크식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을 부러워합니다만 유연성과 안정성은 동전의 양면인 셈이죠. 덴마크같이 노사합의가 정착된 선진국일수록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기 위해 기업과 국가가 충분한 사전 투자와 대비를 해놓았던 것입니다. 때문에 기업이 어려울 때는 노동자들을 해고할 수 있고 노동자들도 이를 힘들지 않게 수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런 선진국들도 대체로 경제가 어려웠을 때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구축해나가기 시작했던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 리도 12년전 IMF 외환위기 때 일각에서는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제대로 고민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늘 ‘선 경제회복, 후 안전망 식’으로 문제를 미루었던 것이죠. 이제는 그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에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대운하사업에 수 십조를 퍼부을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사회안전망을 실질적으로 구축하는데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국회가 고용불안과 실업의 장기화를 감안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제도개선과 과감한 재정투자를 촉구해 나가겠습니다.


한국노총 ∥ 최근 위원장님의 제안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환경 개선 촉구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 결의안이 구체적으로 실천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추미애 ∥ 2009년은 1~2%대 혹은 1980년과 1998년에 이어 세 번째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량 실업이 장기전의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취약계층인 비정규직이 가장 먼저 해고의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습니다.

그래서 환노위는 사회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촉구함과 동시에 정부에 무기계약 근로자로의 1차 전환시점이 다가오는 속에서 정규직 전환을 촉진할 종합적인 고용환경 개선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국민에게 약속한 이 결의안이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올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의 예산을 수반한 종합대책을 촉구하고 면밀히 검토하고 실천을 점검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 국노총 ∥ 한․미FTA와 관련해 위원장님은 저서 <한국의 내일을 말하다>에서 ‘미래로 가는 다리’가 되어야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다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위원장님은 한․미FTA가 어떻게 처리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추미애 ∥ 미국정부도, 어떤 경제석학도 그 규모를 알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으로 커져버린 파생금융상품이 야기한 금융위기는 세계경제의 블랙홀이 되어버렸습니다. 실물과 따로 돌아가는 금융자본중심의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경제쓰나미 같은 것이죠. 그래서 미국조차도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진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고, 유럽도 새로운 경제질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미FTA는 신자유주의의 정점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본질도 모른 채 한미FTA라는 신자유주의의 막차를 타고 질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투자자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는 투자자 국가 제소제도나, 한번 비준되면 다른 내용의 국내법을 만들 수 없도록 한 역진방지 제도처럼 국내 입법권과 행정권을 제약하는 독소조항에 대한 검토마저 없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비준 절차를 중단하고 오바마 정부의 재협상 요구를 바로 그런 독소조항을 손볼 수 있는 반전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한 국노총 ∥ 한국노총이 현 정부와 정책연대를 맺고 있긴 하지만 사안에 따라 강력한 비판도 하고 있습니다. 추 의원님은 환노위 위원장이시기도 하지만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으로서 한국노총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추미애 ∥ 한국노총은 조합원들의 선택에 의해 국민의 정부와 이명박 정부 두 번에 걸쳐 정책연대를 맺었습니다. 노총은 국민의 정부에서는 노동정책을 주요한 국가정책으로 끌어올리고,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정부의 사회 경제정책에 참여하는 성과를 일구어 냈습니다.

민 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서 노동계와 동반자 관계를 지향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한국노총과 정책적 교류와 상호 신뢰를 통해 사안별 연대와 더불어 지속적인 관계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한국노총 ∥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과 제1노총인 한국노총이 공조할 수 있는 사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추미애 ∥ 무엇보다 고용안정과 근로자 권익보호가 우선이겠지요. 특히 새로운 노동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마련에 적극 나서면서, 경제위기를 맞아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강제적 인력조정에 대해 문제를 분석하고 함께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비정규직의 고용보호와 청년실업의 해소문제에 함께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또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합니다. 현재의 사회보험제도는 사각지대가 많습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확충,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의 사회보험 적용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근 본적으로 저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의 사회적 대타협을 희망합니다. 노사간 고용보장 및 노동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 등 상호간 합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만들어 대타협을 이루도록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한국노총 ∥ 끝으로 한국노총과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추미애 ∥ 노동조합은 근로자의 권익을 옹호하고 확대하는 조직입니다. 노동운동의 출발선도 거기에 있을 겁니다. 한국노총은 우리나라 최대의 대중조직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직장에서의 임금과 복지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보장 제도 발전, 경제사회정책에서 통일문제까지 많은 활동을 의욕적으로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일 부에서는 노동운동의 위기를 말합니다. 노조 조직률이 정체되어 있고, 정책이나 여론을 선도하는 역량이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 말씀드린다면 정책을 만들고 여론을 형성하는데 보다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점과 현장조합원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하면서 시대의 가치와 지향을 담아 낼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는 것입니다.

한국노총의 무궁한 발전과 조합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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